많은 양의 봄비가 다시 대지를 적시면서 지난 겨울부터 이어진 가뭄을 말끔히 해소했다.

농번기 물 부족을 우려했던 농촌에서는 반가운 봄비에 안도하며 논밭의 물꼬를 트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23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비가 내린 가운데 제주에는 호우 특보까지 발령됐따.

제주에서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진달래밭 407.5㎜를 최고로 신례 184.0㎜, 색달 158.5㎜ 등을 기록하고 있다.

완도지역도 97.5㎜의 많은 비가 내리고 있으며 포천(93.0㎜), 용인(77.0㎜), 의정부(73.5㎜) 등에서도 봄비치고는 상당히 많은 강수량을 기록중이다.

지난해 12월 5일 56%로 바닥을 쳤던 전남지역 저수율은 작년 봄과 같은 77%로 올라섰다.

올해 들어 전남에서는 모두 295㎜의 비가 내려 작년 같은 기간 강수량(130㎜)의 두 배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완도 보길·노화·소안도, 신안 임자도 등에서 실시됐던 제한급수가 지난달부터 차례로 해제됐다.

여전히 격일제로 물이 공급되는 신안 안좌·팔금도에서는 이번 비가 그친 뒤 저수율에 따라 제한급수 해제가 논의될 예정이다.

극심한 봄 가뭄으로 논에 공급할 물조차 부족했던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가뭄으로 농민 시름이 깊었던 광주·전남에서 올해는 봄철 농업용수 공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이 지역 농업용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이 평균 90% 안팠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저수율이 한 자릿수로 떨어져 취수를 중단한 일부 저수지는 정상화까지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전남도 관계자는 “일부 저수지를 빼면 대부분 저수율이 여유로운 상황”이라며 “지난해의 경우 이 무렵부터 가뭄이 시작되기는 했지만 심한 가뭄이 아니라면 올해 농사에는 문제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또 “가뭄을 대비해 지난해 11월부터 하천 유지 최소량을 제외하고 물 가두기를 하는 등 대책을 세웠다”며 “올해는 봄비가 제법 많이 내려 농업용수 걱정은 크게 덜었다”고 덧붙였다.